새 시대에는 새 인물이 필요하다. 시퀄 3부작이라고 불리는 새 <스타워즈> 영화에는 그전에 보지 못한 캐릭터, 배우들이 등장했다. 이미 2년 전 개봉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 레이(데이지 리들리), 핀(존 보예가),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 등이 주요한 등장인물이다. 여기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가 포 다메론이다. 저항군 소속의 X-윙 전투기 전대장인 그는 최고의 조종사다. 포를 연기한 배우 오스카 아이삭은 데이지 리들리, 존 보예가, 아담 드라이버에 비해 상대적으로 살짝 주목을 덜 받는 것 같다. 꽤 오랜 기간 다양한 작품으로 연기를 해온 오스카 아이삭에 대한 10개 소소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1. 오스카 아이삭의 본명은 오스카 아이삭 에르난데스다
오스카 아이작이라고 많이들 쓰는 오스카 아이삭은 1979년 3월 9일, 과테말라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오스카 아이삭 에르난데스인데 남미인임을 단박에 알 수 있는 성을 빼고 오스카 아이삭으로 활동한다. 그는 정형화된 해스패닉 역할을 하기 꺼려했다.

2. 오스카 아이삭은 밴드 활동을 했다
과테말라에서 태어났지만 미국 마이애미에서 자란 아이삭은 배우가 되기 전 밴드 활동을 했다. 스카 음악을 하는 블링킹 언더독스(Blinking Underdog)라는 밴드에서 그는 리드 기타를 담당했다. 이 밴드는 그린데이와 같은 유명 밴드의 오프닝 무대에 서기도 했다. 마이애미의 밴드 활동 이후 아이삭은 줄리어드 스쿨에 입학했다. 국내에서 보통 줄리어드 음대라고 많이 알려진 이 학교에서 그는 음악이 아닌 연기를 전공하고 졸업했다. 할리우드의 성공한 배우가 된 아이삭은 지금도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3. 오스카 아이삭의 첫 주연작은 <위대한 탄생>이라는 영화다
캐서린 하드윅 감독의 <위대한 탄생>은 예수 탄생에 관한 영화다. 아이삭은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의 남편 요셉 역할을 맡았다. 종교영화 <위대한 탄생>은 성탄절 시즌을 맞아 국내에서 12월 14일 재개봉했다.

4. 오스카 아이삭의 최고작 혹은 출세작은 <인사이드 르윈>이다
아이삭은 <위대한 탄생> 이후 쿠바의 혁명지도자 체 게바라의 삶을 바탕으로 한 영화 <체 1부 -아르헨티나>,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 러셀 크로우와 함께 출연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액션 스릴러 <바디 오브 라이즈> 등에 출연했다.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블록버스터 <아고라>와 러셀 크로우 주연의 <로빈 후드>를 거쳐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드라이브>, 잭 스나이더 감독의 <써커 펀치>, <본 레거시>, <테레즈 라캥>에도 출연했다. 나름 비중 있는 조연으로 얼굴을 알리던 그였지만 위에서 나열한 영화에서 그를 모두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을 듯하다. 아이삭은 2013년 코엔 형제 영화 <인사이드 르윈>에서 포크 가수 르윈 데이비스를 연기하며 할리우드의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이후 <모스트 바이어런트>, <1월의 두 얼굴>, <엑스 마키나> 등에서 그의 얼굴을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5. 오스카 아이삭은 극중에서 노래를 자주 불렀다
밴드 활동을 한 뮤지션이기도 한 아이삭은 음악 영화인 <인사이드 르윈> 이전에도 많은 영화에서 노래를 불렀다. <써커펀치>에서 칼라 구기노와 함께 부른 노래 ‘러브 이즈 더 드럭’(Love is the Drug)은 영화 OST에 수록됐다. <텐 이얼즈>라는 영화에서는 극중 상대 역인 엘리스(케이트 마라)를 위한 노래를 직접 연주하고 불렀다. 이 노래는 감독의 요청으로 아이삭이 직접 작곡한 것이다. 아이삭은 이 영화에서 성공한 록스타로 출연했다.

6. 오스카 아이삭은 <엑스맨> 코믹스의 팬이었다
아이삭은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메인 빌런, 아포칼립스 역을 맡아 슈퍼히어로 영화에 진출했다. 그는 어린 시절 열렬한 <엑스맨> 코믹스의 팬이자 수집가로 알려져 있다. 성공한 덕후인 셈이다.

7. 오스카 아이삭은 다양한 인종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과테말라인 어머니, 프랑스 혈통의 쿠바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삭은 자신이 우려했던 것처럼 히스패닉 역할만 맡지 않았다. <로빈후드>에서는 잉글랜드의 존 왕자 역을 맡았고, <바디 오브 라이즈>에서는 이라크인, <아고라>에서는 고대 로마인이었다. 에밀 졸라 원작의 영화 <테레즈 라캥>에서는 프랑스인이었고, <발리보>라는 영화에서는 동티모르인이었다. <모스트 바이어런트>에서는 능숙한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남미 출신 사업가를 연기했다. 이 역은 자신의 실제 출신 배경과 비슷하다. 다양한 인종의 캐릭터를 연기한 만큼 캐릭터에 따라 다른 얼굴을 보이는 걸로도 유명하다. 특히 수염의 유무에 따라 다른 인상을 보여준다.

8. 오스카 아이삭은 오스카 트로피를 가지고 있지 않다
아이삭은 자신의 이름과 같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오스카' 트로피를 아직 받지 못했다. 골든글로브 트로피는 가지고 있다. 2016년 <쇼 미 어 히어로>라는 TV 시리즈로 받았다. 2014년에 <인사이드 르윈>을 통해 골든글로브 코미디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9. 오스카 아이삭은 제시카 차스테인과 친구 사이다
아이삭과 차스테인은 <모스트 바이어런트>에 아벨과 안나 부부로 함께 출연했다. 1981년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두 배우의 탁월한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J. C. 챈더 감독의 연출도 일품이다. 두 사람은 줄리어드 동문으로 친구 사이라고 한다.

10. 오스카 아이삭은 2017년 4월 아빠가 됐다
38살의 나이에 아이삭은 아빠가 됐다. 2017년 4월 그의 파트너 엘비라 린드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 린드는 감독, 제작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삭의 아들 이름은 유진이다. 할머니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이후 오스카 아이삭의 차기작은 2018년 개봉하는 <어나힐레이션>, <라이프 잇셀프> 등이 있다. <어나힐레이션>은 <엑스 마키나>의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차기작으로 나탈리 포트만, 제니퍼 제이슨 리, 테사 톰슨 등이 출연한다. 제프 밴더미어의 재난 SF 소설 <서던 리치 3부작>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환경 재앙이 벌어졌다는 이유로 30년 동안 봉인된 ‘X구역’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투입된 생물학자(나탈리 포트만)의 이야기다. 아이삭은 생물학자의 남편 역을 맡았다. <라이프 잇셀프>는 뉴욕에서 스페인까지 여러 세대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한다. 올리비아 와일드, 사무엘 L. 잭슨, 올리비아 쿡,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