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개봉 전부터 봉준호 감독의 8번째 장편 영화로 전세계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영화 '미키 17'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키 17'이 1910만 달러(약 277억 4657만원)의 오프닝 수익을 거두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1억1800만 달러(약 2615억 9400만원)라는 제작비를 회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의 기사를 내보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미키 17'은 개봉 첫 주말인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주말 3일간 북미에서 1910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더불어 이 영화가 전세계 66개국에서 거둔 첫 주말 흥행 수익은 총 5339만 달러(약 774억 2891만원)다.
1910만 달러라는 오프닝 스코어는 큰 수치지만, 미국 영화를 기준으로 볼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미국에서 역대 가장 흥행한 영화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의 오프닝 스코어는 무려 2억 4796만 6675달러(약 3603억 6996만 8777원)였다. 10여년 전이기는 하지만 비슷한 수준의 예산(1억 2500만 달러)이 들어간 영화 '헝거 게임: 모킹제이'(2014)의 오프닝 스코어가 1억 2189만 달러(약 1771억 5383만원) 정도였던 것을 고려할 때 아쉬운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성적이다.
그간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작가주의적이면서도 대중적이라는 평을 많이 받아왔다. '살인의 추억'(2003)이나 '괴물'(2009)이나 '기생충'(2019)이 모두 그러한 예이다. 우리나라에서 그의 영화는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를 빼고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그 중 '괴물'(2006)과 '기생충'(2019)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는 자본의 규모에서부터 봉 감독이 짊어져야 할 무게가 더 무거운 듯하다.
현지에서의 평가는 어떨까. 북미 유명 평점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미키 17'은 평론가 지수 신선도 79%를 유지하고 있으며, 관객 지수는 신선도 72%를 기록하고 있다. 오스카 작품상 수상작인 '기생충'이 평론가 지수 신선도 99%이며, '설국열차'가 94%, '옥자'가 87%, '살인의 추억'이 95%, '괴물'이 93% '마더'가 96%, '플란다스의 개'가 88%다.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 여덟 편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평론가 지수를 매긴 북미의 영화 평론가 240인의 개별 평가는 호평이 우세하다. "누구도 봉준호처럼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라거나 "복제 인간에 관한 이야기지만 독특한 매력이 많다" 등 좋은 평가들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일부 평론가들은 "로버트 패틴슨은 엄청나다, 그렇지만 나머지는? 영화 속 미키처럼 지저분하고 쓸모없다"라거나 "무겁고 잘난체하려 하는 '미키 17'은 지루하고 자기 만족적인 SF"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일반 관객들의 평가도 호불호가 갈린다. 그 탓에 미국에서 관객들의 실시간 반응을 평가하는 시스템인 시네마스코어에서 이 영화는 B등급(보통 수준)을 받았다. 높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편 '미키 17은' 국내에서는 전 세계 최초로 지난 2월 28일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