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너무 할말이 많은데.. 너도 궁금한게 많겠고. 근데 내가 시간이 없어가지고 빨리 말을 할게. 일단 들어. 너 피부 좋아질거야, 걱정하지마. 그러니까 지금 다니는데 다니지말고 피부과가서 차라리 약을 먹어. 봐바, 좀 괜찮냐? 그리고 두 번째 한국사 F 받지마. 나 그거 때문에 지금 졸업 못 하고 계절학기 들어야 돼. 그리고 지금 넌 너 자신을 너무 혐오하겠지만 니 인생에서 담배 끊는 너의 모습은 정말 멋있는 순간 중에 하나다. 근데 미안해, 나 담배 펴. 지금. 마지막으로 이 말을 꼭 해야돼. 할머니가 많이 아파. 그러니까 너는 할머니랑 설악산 공룡능선을 꼭 가. 할머니는 앞으로 자기 인생에서 설악산 공룡능선을 갈 일이 없어. 3년 뒤에 넌 그걸 엄청 후회하면서 너 자신밖에 모를 거야. 아씨, 나 가야 돼. 그러니까 할머니 업고라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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