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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미쓰홍당무 중 미숙

누군가의꿈이될님 | 2014.04.23 15:27 | 조회 317

 

미쓰홍당무 중 미숙

청소시간, 건물뒤 편, 학교 소각장. 깊이 파인 구덩이가 보인다.

구덩이 안에서부터 또박또박 들어오는 미숙의 목소리

...하고 물어봤을 때 “몰라, 그냥 한 건데?” 라고 대답할 때는요.

그 사람이 정말 생각 없이 그 행동을 했던 게 아니라,

지금 생각 없이 대답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열심히 삽질하며 말을 이어간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잖아요, 선생님.

제가 이렇게 쓸데없이 삽질을 하는 이유는요, 학교 사람들 눈이 있기 때문이구요.

(미숙의 구덩이, 김장독 서너 개는 너끈히 들어갈 만큼 깊어져버렸다.

시뻘건 얼굴로 죽어라 삽질하며)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선생님께서 여기 와 계신 이유는요.

우리가 ‘위험을 무릅쓴 관계’라는 사실을 선생님도 인정하시기 때문이예요!

(서 선생, 당황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제 질문에

“그냥” 이라고 대답하신 걸 봐서는, 선생님 마음이 정말 복잡하고 힘드시다는

증거죠. (미숙, 삽질을 멈추고 가슴에 손을 얹는다) ....제 마음도 같아요.

그러니까, 모른다 마시고 사실대로 말씀해 주세요.

오늘 오전 9시 12분에, 제가 음성 메시지 남겼잖아요.

바로 2분 후인 오전 9시 14분에, 제 음성을 확인 하셨더라구요?

(서선생: ?!) 수신자가 제 음성 메시지 들으면, 바로 확인 문자 오거든요.

(미숙, 저 혼자 부끄러워하며 다시 삽질을 시작한다. 취조하듯)

그러니까, 선생님은 금일 오전 9시 12분에 제 전화를 그. 냥. 못 받은 게 아니라 일부러 안 받았거나,

적어도 오전 9시 14분 이후에는 일부러 모른 척 하시는 거 맞죠?

(미숙, 서 선생이 대답이 없자 표정 밝아진다.

저 혼자 신나서 연신 삽을 내리 꽂으며) 거어~~봐! 거봐! 지금, 선생님은,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너무 힘드신 거예요, 저 때문에! (수줍은 미소)

괜찮아요! 제가 기다릴게요!!

(미숙, 이번에 실컷 파 놓은 구덩이를 도로 메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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