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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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할인마트의 코너를 돌아 나오는 나영과 도현.

도현은 아까의 그 퀵서비스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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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뭐야아! 언제 그렇게 대담해졌어? 얼마나 놀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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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화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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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아니이! 그게 아니고 아부지가 보면 어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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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우체국 사람들 아직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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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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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참 이상하다. 어떻게 모를 수가 있지?

같은 우체국에서...너랑 아버지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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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이제는 아무치도 않아. 그게 더 편해. 아부지도 그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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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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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나두 잘 모르겠는데. 처음에 아버지가 우리 우체국에 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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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서트)

아버지가 서 있다. 직원들 사이에 나영이 아버지를 마주보고 서 있다.

나영,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그 입 모양에 맞춰 나영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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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소리) 안녕하세요. 김나영이예요.

몰라. 그냥 그러구 싶어서 그랬겠지. 몰라. 몰라. 뭐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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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딱히 아는 체 할 일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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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은근히 복잡한 소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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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아니야. (도리질) 안돼. 절대 안돼. 엄마 알면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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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어머니, 나 싫어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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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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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기가 차다는 듯 웃는다. 웃기는 하지만 조금은 진짜 서운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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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내가 너무 발랄했나? 미안. 괜찮아. 걱정할 거 없어.

우리 엄마 인생관같이 단순한 것도 없거든. 돈.

(도현이 보면) 도온. 우리 엄마 인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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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그럼 돈만 많이 벌면 결혼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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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결혼? (심각하게) 너 정말 우리 엄마랑 결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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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나영의 말이 하도 실없으므로)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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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아휴....그러니까 그런 생각 좀 하지 말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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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나영의 말이 서운하다.

나영, 주위를 살피더니 순식간에 도현의 입술에 쪽하고 입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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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저깄다 (카트를 밀고 가방코너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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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하나 고른 나영. 지퍼를 열어 안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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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근데 내가 진짜 여기다 녹용만 하나 까뜩 싸와야 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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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그냥 사다드리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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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한두 갠 줄 알어?

목욕탕 아줌마들한테 주문까지 다 받아놨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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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내꺼도 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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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쓰읏!

(큰 걸로 결정한 듯 일어서며) 에이, 이걸로 해야겠다.

이거 끌구 맨날 맨날 놀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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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 (나영의 가방을 보고) 아주 도망가는 사람 같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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